"회복할 수 있는 자유공간"

 청소년공간을 운영하고 5년차쯤 되었을때부터 고민하던것이 고등학교 연령대의 청소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초기에 공간을 주로 이용하던 청소년들은 중학교 연령대가 많았고 처음에는 그 친구들만 상대하는것도 버거웠기에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릴 여력이 없었습니다. 

 한숨돌리고 보니 중학교시절 공간을 내집처럼 드나들던 친구들이 고등학교를 진학한후에는 뜸한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느라 바쁜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나? 고민하며 알아보니 공간이 어린 중학생친구들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느끼고 있었고 고등학생인 자신들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발걸음을 덜하게 된것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마땅히 따로 갈곳은 없었습니다. 또다시 예전처럼 방황하고 방치되었던 것이죠.

 정신을 차리고 그들도 함께 하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했습니다. 결론적으로 2025년을 4월 기준으로 보면 이용청소년중 고등학생비율이 60%를 넘어갔습니다. 조금 오래걸리긴 했지만 그들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결과를 거둔것입니다. 

 종종 다른 기관에서 대부분의 활동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에 맞추고 있고 그들이 없으면 기관활동이 진행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그리고 고등학생은 공부해야하기때문에 이런 활동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고도 말을 합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말입니다.

 흔히 고등학교시절을 진학이나 취업을 결정하고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말을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중요한시기이기 때문에 그 시기에 청소년으로서 누려야할 것들을 모두 포기하고 희생하며 올인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느 목표를 갖고 노력하고 집중하는 청소년들도 숨쉬고 회복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과 공간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고 도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공간은 그들에게 그런곳이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어떤 수치적 성과를 만들어 내는 곳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가끔 1318상상발전소를 보면 "아주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시네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때문에 아이들을 보내시려는 양육자분들도 계십니다.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 것 맞습니다. 그런데 그 활동과 프로그램은 우리가 만든것이 아닌 참여청소년들의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형성되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어떤 활동이나 프로그램도 청소년들이 원하지 않거나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중단됩니다. 강제하지 않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고 그것에 대한 결과물이 나오는것은 여타의 기관이나 활동과 같지만 시작과 운영의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우리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필요와 성장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은 어른이 항상 가르쳐야 하는 가르침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일원입니다. 강요하고 의무만을 강제하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고 활동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와 시간 그리고 '숨'을 주세요.